[딸래미와 별보러가기 8] 페르세우스 유성우 이야기

 






지난 8월 13일 새벽3시 12분부터 4시 27분까지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였습니다. 극대기 며칠전부터 많은 언론에서 130년만의 우주쇼, 하늘의 별비 등 매우 오버한 기사를 쏟아냈기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고, 새벽에 별을 보러 나오셨지만, 언론에서 말하던 그 화려한 우주쇼는 없었습니다.


유성우를 말할 때 ZHR이라는 숫자로 이야기 합니다. 시간에 떨어지는 유성의 수를 말하는데,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ZHR이 100~120정도입니다. 유성우라 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유성우는 일반적으로 ZHR이 300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ZHR이 120이라면 1시간에 120개 정도, 사람의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유성은 이중 70%정도입니다. 1분에 1~2개 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못보셨다면, 11월 중순의 사자자리 유성우가 있습니다.













왼쪽 큰 유성 하나 떨어짐.. 2013년 8월 13일 양평에서 촬영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을 위해.. 주말도 아닌 평일이지만, 방학이라 성연이는 시골 내려가 있어 큰 부담없이 장비를 챙기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평소에 전화해도 놀기 바쁘다고, 명탐정 코난 보기 바쁘다며 전화를 안받던 성연이가 전화를 한 것이다.




“아빠, 내일 새벽이 페르세우스 유성우라고 뉴스에 나왔는데.. 나 유성우 볼꺼야”


“유성우 극대기는 새벽 3시이후야.. 얼렁 자야지.. 무슨 유성우를 본다고 그래?”


“아빠 유성우 보러 갈꺼지?”


“웅”


“내일 회사 안가? 회사가서 잘라구?”


“회사 갈꺼야.. 아빠는 밤새워 별을 보고 와도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나 빼놓고 혼자 가는거야? 유성우보러?”


“성연이 지금 충주에 있잖아. 그러니까 혼자가지”


“쳇”


“성연이가 서울에 있어도 너무 늦은 새벽이라 아빠 혼자 갔을꺼야”


“난 여기서 유성우 볼꺼야!!!!!”


“어여 일찍 자. 착한 어린이만 일찍 자는거 아냐.. 나쁜 성연이도 일찍 자야지 키라도 크지.. 아빠 닮아서 엉뚱한데 키도 안크면 안돼.. 키라도 커야지..”


“난 유성우 볼꺼야!!!”


“그러시던가..”




전화를 끊고 양평으로 출발했다.




양평에 도착하니 평일임에도 유성우를 보려고 온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서울 근교에서는 그나마 하늘 상태가 좋은 관측지라, 조금이라도 검색하면 알 수 있는 곳이다보니..


도착해서 타임랩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셋팅하고.. 적도의 정렬하고, 점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돗자리를 폈다.


유성우를 보는 것은 망원경으로 보는것보다, 자리깔고 누워서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자니, 자꾸 구름이 많아지는게 불안하다.


카시오페아 자리 아래로 페르세우스 자리가 보이기 시작하는거 보니 그 사이에 복사점은 충분히 올라왔는데.. 구름이 끼었다가 개었다가.. 카시오페아 자리가 보였다 안보였다하는거보니.. 날씨는 그다지 안좋은 상태…




새벽 1시30분.. 그동안 촬영한 분량이 메모리의 70%에 달하고.. 3시 극대기부터 다시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잠시 껐다..


작은 보조 망원경을 꺼내서 여기저기 관측을 시작하고.. 3시가 되자 하늘이 열리는 듯 하더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 시작했다.




망했다. 안개 상태를 보아하니 걷힐 안개가 아니다. 극대기 시간이 되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철수했다..




돌아와서 촬영분을 보니, 유성우를 찍은건지 구름을 찍은건지.. 그래도 구름 사이로 유성이 몇개 떨어지는게 보이니..




13일 저녁..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다시 촬영하러 장비를 챙기고 있는데.. 성연이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 유성우 봤어?”


“구름때문에 잘 안보였는데 보긴 봤어”


“난 유성우 볼라구 밤새웠는데 못봤어!!! 아빠만 보고!! 아빠 미워!!”


“잉? 밤을 새웠다고?”


“웅.. 유성우 본다구 밤새우면서 옥상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했는데 유성우 못봤어..”


“이런.. 유성우가 어디서 떨어지는지는 알고 밤새운거야?”


“하늘에 하나도 안보이던데..”


“할머니댁은 남향집에 2층 방때문에 북쪽이 안보여.. 옥상에서는.. 페르세우스 자리는 북동쪽에 있어”


“잉?”


“할머니댁 옥상에서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안보인단말야..”


“뭐야.. 유성우 볼라구 밤새웠는데..”


“그럼 아빠한테 전화라도 하지.. 어짜피 밤새우는데..”


“몰라.. 아빠만 보고.. 아빠 나빠.. 혼자 보고..”


“구름이 왔다갔다하지만 그래도 타임랩스 영상 찍은거 있어.. 그거라도 보여줄께.. 서울오면”


“싫어, 아빠 싫어.. 치사한 아빠.. 혼자보고..”


“뭐야?”


“이제 내 앞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페’ 소리도 하지마!!!!”




어이없는 딸래미 같으니라구..




이제 가을에는 페가수스 별자리가 보이는데.. 페가수스 자리로 별자리 찾는걸 알려줘야하는데..


‘페’자를 못하면 어떻게 알려주지..?












가을은하수 2013년 8월 13일 양평에서 촬영



 









8월 14일 촬영분 중 두개의 유성이 지나가는 컷








딩굴GaeGuRi

한참 별보다가.. 12년을 쉬었다가.. 다시 별보기 시작한 아마추어 천문덕 http://www.huffingtonpost.kr/wootae-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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