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와 별보러가기 6] 다섯번째 관측 – 세상 모든 개념은 안드로메다에…

드디어.. 망원경이 팔렸다. 안쓰는 카메라 렌즈를 팔고, 필터를 팔고.. 현금을 마련해서, 8인치 복합굴절 망원경과 적도의를 질러 망원경이 3개가 되는 바람에 눈치보고 살아야 했는데..

첫망원경이었던 ETX-125와 코망을 모두 장터에 올려놓고, 둘 중에 하나만 팔자 하고 있었다.

코망이 인기가 있어, 코망이 팔릴꺼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ETX-125가 먼저 팔려버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성연이 망원경은 코망이 되고..

난 새로 8인치 망원경과 적도의를 쓰게 되었다.

8인치 복합굴절 VISAC (성연이는 “벼이삭”이라고 부른다)

 

토요일.. 월령도 좋아 관측을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네이버 천문동호회 별하늘지기 (http://cafe.naver.com/skyguide)에 번개 관측 알림이 떴다.

한창 날이 춥다가 오랜만에 날이 좀 풀린 때라 번개 관측에 온다는 댓글들이 많이 달려있다.

성연이를 데리고 처음 번개 관측을 나가기로 했다. 번개 관측을 나가면 여러 사람들의 여러 망원경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어두운 관측지라도 사람이 많으면 성연이도 무서움을 덜 타겠지 하는 생각에..

“성연아, 오늘 관측가자”

“웅.. 어디로?”

“강화도”

“거기 아빠가 맨날 가는데잖아”

“웅”

“거기 어두운데 아빠 혼자서 밤새 관측하고 하는데 아냐?”

“웅”

“거기 밤에 고라니도 내려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춥고.. 무서운데 아냐?”

“오늘 거기서 번개 관측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올꺼야”

“그래?”

“게다가 성연이랑 가면 아빠가 설마 거기서 밤새우겠어? 7시에 출발해서 가다가 간식 묵구, 8시쯤 도착해서 딱 2시간 보고 10시에는 철수하는 거 어때?”

“좋아. 가자”

성연이와 시간 약속하고 단단히 차려입고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하늘에 목성이 밝게 떠있다.

아직 시간은 여유가 있고, 강화도 도착하면 다른 볼 거를 보다가 못 볼 듯 하여 목성을 먼저 보기로 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코망을 설치하고 목성을 겨냥했다.

“성연아 목성.. 얼렁 빨리 보고 강화도 가쟈”

“웅”

“저번보다 큰데?”

“당연하지 지금은 250배거든.. 지난번은 71배였고”

“웅 이젠 줄무늬도 보이고, 옆에 위성도 보여..”

“잘보이지?”

“웅”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물어본다

“뭐 보세요?”

아무래도 앞쪽 아파트 위에 목성이 떠있다보니 남의 집을 보고 있다고 의심해서인가?

그쪽에는 달도 없고, 목성이 있을거라곤 생각을 못하실 테니 의심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목성이요”

“목성이요? 그게 보여요?”

“네”

“얘들아 이리와 봐 목성 보인대..”

아차.. 또 강제로 관측봉사를 하게 된건가?

아파트 애들 3~4명에게 목성을 보여주고 나서야 코망을 철수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늦게 출발하게 되고..

“성연이 갈릴레오 알지?”

“웅”

“갈릴레오가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과 목성의 위성을 관찰하고, 지동설에 확신을 갖게 되었거든..”

“웅”

“갈릴레오가 목성을 관측할 때 쓰던 망원경은 20배율 망원경이었어, 코망보다도 작은 망원경이었고..”

“진짜?”

“웅”

“근데 성연이는 저번에 71배도 보고 오늘 250배로도 봤지?”

“웅”

강화도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목성을 보게되면 꼭 해주고싶었던 갈릴레오 이야기를 해주니, 성연이가 조금 관심을 가지려 한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목성 관측중

 

강화도에 도착하니 벌써 카페 회원들이 여럿 도착해서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코망부터 먼저 설치했다.

코망을 설치하고, 성연이한테 코망 사용법을 알려주고, 밝은 별을 몇 개 알려줬다.

“아빠 바이삭 설치하는 동안 코망으로 보고 있어”

“웅”

혼자서 망원경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눈에 띄는 밝은 별을 겨냥해서 보고..

“아빠, 이 별은 뭐야?”

“웅 그건 시리우스라고 큰개자리에 있는 별인데, 지구에서 밤에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별이야. 낮까지 포함하면 태양이 가장 밝은 별이지..”

“아빠 이 별은 뭐야?”

“그건 베텔기우스라고 오리온 자리에 있는 밝은 별이야”

“웅”

“오리온 자리.. 오리온 대성운을 보여줄께 잠깐만..”

설치하던 바이삭을 뒤로 하고, 코망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겨냥했다.

“성연아 이게 오리온 대성운이야”

“우와”

“희끄무리한 구름 같은거 안에 별들이 있고, 그걸 중심으로 좌우로 날개가 펴져있지?

“웅”

“그게 오리온 대성운이야.. 가운데 있는 밝은데는 코망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그 안에 별이 여러 개가 있어..”

“웅”

                                                               오리온자리 오른쪽 세개의 별(?) 중 가운데 빨간색별(?)이 오리온 대성운

 

 

“그럼 안드로메다 성운을 보여줄께.. 안드로메다에는 세상의 모든 개념이 모여있어서 뿌옇게 구름이 뭉친 것 처럼 보일꺼야”

“안드로메다?”

“웅, 그래서 개념이 없는 사람보고 개념이 안드로메다에 가있냐? 라고 하잖아..”

“그래? 내 개념도 거기 있어?”

“아마도..”

“우와~ 이게 안드로메다야?”

“웅, 뿌연 둥근 구름이 개념이 모여있는거고, 주변에 암흑대가 둥글게 있어.. 타원으로.. 코망에서는 잘 안보이겠지만..”

한참을 관측하던 성연이를 데리고, 옆에 눈동냥을 다니기 시작했다.

딸래미의 관심을 끌기엔 좋지 않을까해서.. 옆에 자리한 동호회 회원분께 카시오페아 자리의 ET성단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밝은 별 두개를 눈이라 생각하고, 언뜻 보면 팔을 벌리고 있는 ET가 보일꺼야”

“웅.. ET가 팔벌리고 있어..”

“비싼 망원경이라 잘 보일꺼야.. 코망보다..”

그 옆에는 대형 쌍안 망원경이 있다. 한참 오리온 대성운을 쌍안망원경으로 보시던 중이라, 쌍안 망원경으로 오리온을 보여 줄 수 있었다.

“아까 본 오리온 하고 다르게 보일꺼야.. 쌍안 망원경이라서 입체적으로 보여..”

“웅.. 신기한데..”

추가로 화려한 페르세우스 이중성단도 쌍안 망원경으로 얻어 볼 수 있었다.

“아빠, 10시야..”

“어.. 철수하기로 한 시간이네..”

“웅..”

“아빠 망원경은 설치도 제대로 못했는데.. 조금 더 있으면 안될까?”

“나 졸려..”

“어.. 그래.. 그럼 철수하자..”

끝내 바이삭은 설치도 제대로 못해보고 철수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성연아 오늘 많이 봤지?”

“웅”

“뭐가 가장 기억에 남아?”

“웅.. 아까 쌍안으로 본 오리온과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안드로메다는?”

“그것도 멋있었어..”

“아빠 바이삭으로 보면 더 멋있을텐데.. 무게중심을 잘 못맞춰서 못봤다.. 그지?”

“웅.. 아빠가 설치를 너무 못해서 그래..”

“어.. 그래.. 집에 가면 엄마한테 말해줘야해.. 아빠 바이삭 설치하다가 무게추가 모잘라서 설치 잘 안되었고, 아무래도 헤드랜턴이 있어야 하겠다고.. 엄마만 허락하면 바로 사게..”

“웅 오늘 재미있었으니, 잘 말해줄께..”

그렇게 성연이와 작당을 하고..

며칠 후 무게추와 헤드랜턴을 구입했다..

그리고..

쌍안 장치도.

 

쌍안장치..

딩굴GaeGuRi

한참 별보다가.. 12년을 쉬었다가.. 다시 별보기 시작한 아마추어 천문덕 http://www.huffingtonpost.kr/wootae-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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